꽃무릇 핀 언덕. 사진=강만옥

9월 중순 울산 선암호수 축구장 가는 왼쪽 언덕에 꽃무릇이 군락을 이루며 활짝 피었다.

다음백과에 따르면, 꽃무릇은 수선화과로 상사화라고도 하는데 꽃과 잎이 평생 만나지 못하는 연인에 비유한 이름이다. 주로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부지방에서 서식하며 반그늘이나 양지쪽에서 자란다. 키는 30~50cm 정도고, 여러해살이 풀이다. 꽃은 9~10월에 펴서 지고 나면 잎은 찬바람이 부는 11월 초부터 올라오기 시작해 온 겨울을 새파랗게 견디다 초봄에 사라진다. 꽃이 지면 잎이 올라오고 잎이 지면 온 여름을 땅속에서 영양분을 모아뒀다가 9월이 되면 그 붉은 자태를 내 보인다.

얼마 전 이곳에는 많은 팻말과 현수막을 걸어놓고 울타리까지 등장했다. 도토리를 줍기 위해 들어가지 말라는 문구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보니 도토리가 문제가 아니었다. 도토리 한 개를 줍기 위해 어린 꽃대를 짓밟아 버리면 피지도 못하고 사라진다. 도토리 줍지 말라는 문구와 함께 “꽃이 올라오고 있으니 들어가지 말라”는 문구도 내걸면 어떨까. 활짝 핀 꽃들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