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률 울산광역치매센터장. 사진=강만옥

‘치매’란 명칭이 바뀐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치매란 용어는 오래 전부터 ‘어리석은 자’로 분류했다는 것입니다. 치매가족으로선 불편한 내용입니다. 치매라는 명칭도 일본이 쓰던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노인인구가 늘어 초고령사회가 된 마당에 치매는 누구나 겪을 수 질병인데 말입니다. 울산광역치매센터 김성률 센터장을 만나 이런저런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울산광역치매센터 김성률 센터장은 “이제는 ‘어리석다’는 뜻을 가진 ‘치매’라는 용어부터 바꿀 때가 됐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성률 센터장은 11일 울산광역치매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일본, 대만, 홍콩은 물론 중국도 치매라는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나라도 현재 보건복지부가 새로운 명칭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성률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Q. 치매, 어원이 궁금합니다.

‘치매’란 용어는 ‘dementina’(정신이상)이라는 라틴어 의학용어에서 일본이 어리석을 ‘치’ 어리석은 ‘매’라는 용어로 전해 받아 사용했습니다. 치매란 용어가 부정적이란 인식에 따라, 2000년 중반부터 주변 여러 나라에서는 용어를 개정했습니다. 일본은 ‘인지증’, 대만은 ‘실지증’, 홍콩과 중국은 ‘뇌퇴하증’으로 바꿨습니다. 우리나라도 치매란 용어를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명칭은 없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치매용어가 환자 및 가족에게 모멸감을 준다고 지적하고, 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이 협의체는 치매용어 관련 전문적 의견을 낼 수 있는 의료계, 돌봄 복지 전문가 및 치매환자 가족단체 등 10여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치매용어 관련 해외사례 및 다른 병명 개정 사례를 공유하고, 용어 개정 추진을 논의 중입니다.

Q. 치매의 종류와 원인은 무엇입니까?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와 알코올 중독성 치매, 뇌염, 갑상선기능 저하증 등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루이체와 파킨슨 4%, 혈관성 치매 21%, 알츠하이머 69%, 기타 6% 등입니다. 이런 증상들을 모두 포함해 치매라고 합니다. 치매는 불치병이 아닙니다. 원인을 치료하면 없어지는 치매도 있습니다. 우울증, 뇌질환, 대사질환, 영양문제, 약물, 경련성 질환 등이 해당하는데, 조기에 발견해서 약물과 치료를 병행하면 없어지기도 합니다.

Q. 울산지역 치매환자 수는 몇 명이나 됩니까?

울산에는 202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14만7000명 중 1만4973명(10.1%)이 치매로 진단 받았습니다. 이중 남자 4258명, 여자1만715명입니다. 특히, 65세 미만이 1482명, 60세 미만도 606명이나 됩니다.

Q. 울산광역치매센터는 어떤 일들을 하십니까?

울산은 지난 2016년 동강병원이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현재까지 남관 건물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치매국가책임제’와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1~25년)에 따른 정책과 수행과제들을 우리지역 실정에 맞게 추진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연계 협력하고, 기획하는 한편 지역자원을 조사하는 등 치매통합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Q.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은 어떤 내용 입니까?

국가적 차원의 치매 치료대책과 치매 관리 인프라 확보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업입니다.

2011년 8월, 치매관리법이 제정되고, 2012년 2월 시행됐습니다. 법에 의해 5년 단위로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제3차, 2017년에 치매국가책임제가 발표되면서 치매, 의료, 돌봄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습니다.

현재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이 2021년부터 추진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자원 연계를 통해 치매환자 관리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경증 치매환자에게는 초기에 통합적이고 집중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치매안심센터서비스, 단기보호센터·치매전문 의료기관·요양기관 확대, 치매가족휴가제 확산 등이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포함돼 있습니다.

Q. 치매에 대한 오해, 그와 관련한 예방법이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치매를 ‘노망’이라고 표현했고, 나이가 들면 생기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의 뇌 질환이나 손상으로 인해 기억력이나 언어능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끼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오는 좌절감이 치매를 두려운 질환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가능한 경우도 전체의 10% 정도가 있고, 본인의 노력에 따라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 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에 발견해 꾸준하게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상당기간 증상을 지연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방으로는 특히 술과 담배, 외상을 조심하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소통하고, 보건소가 진행하는 치매조기검진을 받아서 약물 복용과 함께 치매안심센터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받아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Q.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요?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가족상담 및 가족교실, ‘힐링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시고, 치매를 숨기지 말고 누군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가족이 잘 대처하는 경우 자긍심이 높아질 수 있으며, 자신의 삶과 치매환자의 삶을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지만 가족이 잘 대처하는 경우 더 단합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가까운 치매센터를 방문하셔서 적극적인 상담을 권장합니다.

김성률 센터장은…

  •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과 전공의 수료
  •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졸업
  • 현 울산 동강병원 신경과장
  • 부산울산경남 치매학회 이사 역임
  • 부산울산경남 뇌졸중학회 이사 역임
  • 현 대한신경과학회 부산울산경남 신경과 지회장
  • 현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의료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