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호수공원 길거리서 지팡이 음악에 도취돼 장단을 맞추는 이차흥(95, 오른쪽)·김정달(78) 어르신. 사진=손학수
선암호수공원 단풍이 물드는 고즈넉한 가을 길거리 음악 공연장. 사진=손학수기자
길거리 음악장에서 지팡이 악기로 입 연주하는 95세 이차흥 어르신(오른쪽)과 서서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78세 김정달 어르신. 사진=손학수기자

2007년 선암호수공원 개장 당시부터 매일 오후 지팡이 악기(?)로 음악과 춤을 즐기는 어르신들이 화제다.

이차흥(95)·김정달(78) 어르신은 2007년 1월 30일 호수공원 개장과 동시에 매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호수공원 길거리 음악장에서 지팡이 악기로 노래와 춤을 즐기면서 오가는 이들과 흥을 나누고 있다.

두 분은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아마도 음악과 춤이 있는 곳에서, 항상 즐겁게 기쁨을 누리며 사는 탓이 아니겠냐”며 웃으신다.

이들은 “30~40대부터 노래를 좋아해 길거리, 집, 공원 등 음악이 있는 곳에라면 어디든 동고동락 함께 살았다”고 전한다.

지팡이를 악기로 삼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그저 흥이 나면 악기가 따로 없이 즐기기만 하면 된다”며, “악기의 종류와 중요성을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선암호수공원 길거리 음악장을 공연장으로 이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이 장소가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라 생각돼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 분들이 즐기는 음악은 팝송, 민요, 대중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한꺼번에 500여 곡를 부를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세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 중에 가장 행복 것이 음악과 춤”이라며, “어떤 노래이든 마음으로 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한, “인생은 음악이 좋아 노래를 부르고, 춤이 좋아 춤을 추고, 악기가 좋아 연주하는 것”이라며, “세상 모든 잡념과 부러움 없이 자신들이 이 세상에서 최고가 된 기분”이라면서 그저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정달(78) 어르신과의 일문일답.

Q. 호수공원 공연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A. 특별한 계기는 없고, 호수공원 개장 공연을 관람한 것이 계기가 돼 길거리 음악회장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Q.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A. 우리는 음악이라면 길을 가다가도 걸음을 멈추고, 잠을 자다가도 음악소리가 나면 뻘떡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춤을 덩실덩실 춥니다. 아무 장소에서 노래 부르고 덩실덩실 춤을 추다보면 지나가던 행인들이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손가락질도 합니다. 하지만, 음악이 좋아서 하는 행동인 만큼, 큰 마음에 변화는 없습니다.

Q. 두분이 언제부터  지팡이 악기에 맞춰 춤을 추게 됐나요?

A. 2007년 1월 30일, 선암호수공원 개장 공연 때 구경왔다가 만나서 서로 음악과 춤에 대한 열정, 즉 취향이 맞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지금까지 공연보신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손발이 잘 맞는다는 반응도 있고, 재미 있게 잘 하신다고 칭찬과 격려도 있습니다. 또한 같이 앉아서 손뼉을 치며 장단을 맞추는 사람, 심지어 격려금까지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Q. 김정달 어르신은 무대에서 사회도 잘 보신다면서요. 옛날 극장에서 일하던 변사 실력이라던데, 어떻게 배우셨나요?

A. 배우기보다는 선천적으로 언변이 좀 있었고, 또 젊은 시절 극장에 자주 갔어요. 변사들을 보면서, 재밌다 싶어 흉내를 내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고…(웃음).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음악이나 춤과 관련해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A. 죽는 날까지 음악과 함께, 춤과 함께  즐기고,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살고 싶습니다.